서론 – 이제는 해외부동산이다

한국에서의 부동산 투자는 일반적으로 주거용, 즉 아파트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 덕에 은행의 대출 없이도 소자본으로 전세를 끼고 하나 사 놓으면 손해볼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세대주택, 원룸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의 창출도 기대하면서 월세 등으로 고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거용 중심의 부동산 투자가 대세이던 시절을 지나 최근에는 일부 자본의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상가나 모텔, 작은 건물 등에도 투자를 하고 있으며,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늘어난 자산가들은 소규모부터 대형 오피스빌딩까지도 매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및 세계 경제상황의 변화, 세제 및 투자여건의 변화, 그리고 가장 크게는 인구구조, 주택보급율, 주택보유형태 등의 변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기준으로서 단기간에 가격의 상승을 통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투기라고 하고, 장기간에 걸쳐 고정적인 소득과 함께 처분시 일부 수익을 추가로 가져오는 것을 투자라고 정의한다면, 과거 한국의 아파트에 대한 투자는 거의 투기성이라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당연시 투기와 투자의 차이에는 자본투여와 관련한 리스크의 정도도 고려하게 된다.  사놓기만 하면 오르는 상황에서는 리스크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상황은 조금 다르지 않은가? 부동산에서 나오는 고정적 주기적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투자금의 기회비용은 증가하고 차라리 은행에 저리의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많은 주거용 부동산들이 전세에서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는 것도 이와 같은 시장의 논리라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중반을 지나며 개인투자자들의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외환자유화 이후 해외부동산의 취득은 상당 부분 자유로워졌고, 이후 해외 송금액 한도의 해제로 해외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많은 관심을 끌어왔다. 초기에는 투자의 개념보다는 유학 및 이민수요와 맞물리면서 선진국의 주거용 부동산이 주를 이루었다.  법인의 해외부동산 취득은 해외직접투자의 형태로 이루어지면서 법인의 기업활동의 일부로 인식되어 해외부동산 취득에 대한 통계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해외부동산 취득을 위한 해외 직접투자액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해외부동산 취득 자유화 이후에 세계 각국의 현지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여러 선진국들의 부동산 제도와 각 도시들의 부동산 및 분양 물건들을 다수의 세미나들을 통해 국내에 소개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해외라는 생소함 때문에 투자분석이나 지역 비교보다는 국가나 지역별 절차 및 법규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지금도 당시의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된 절차, 각 국가별 특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2008년 하반기의 미국금융위기 이후 환율변동성으로 인해 해외투자는 상당히 감소하였지만, 그 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및 글로벌시장의 평준화 등 투자환경의 변화로 인해 해외투자의 상당 부분이 수익율이 높은 이머징마켓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등 투자지역에 대한 선호도, 투자대상 물건에 대한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내에서만의 특징이 아니고 전 세계의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해외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해외에서 부동산 관련업무를 추진하면서 얻은 경험과 한국에서 해외부동산 관련 컨설팅을 하면서 얻은 현장에서의 경험들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본 가이드를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해외부동산 투자와 관련하여 백과사전처럼 모든 궁금한 내용을 다루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므로 여기서는 해외부동산과 관련한 업종에 종사하는 펀드매니져나 에셋매니져 같은 전문가들 대상이 아닌, 일반 투자자가 해외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본 상식과 지식을 중심으로 하려 한다.

어떤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공부하고 전문가가 되어 진행하기보다는 해당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가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과정에서의 불합리한 판단을 방지할 수 있다.  해외부동산과 관련한 업무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고 얼마간의 비용으로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러한 비용은 “Well Spent”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를 고용할 때에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그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으며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러한 전문가들과 대화하고 물어보고, 어떠한 부분을 짚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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