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대화하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아파트(apart)’라고 얘기하면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한국에 오래 거주한 이들은 사정이 다르겠지만…

정확히는 아파트먼트(Apartment)라고 얘기해야 한다. 미국식으로 하면 ‘Apartment’는 큰 빌딩에 여러개의 유닛이 층별로 있는 건물의 형태를 말하는 ‘Apartment Building’의 한 유닛(unit)이다. 그래서 내 아파트먼트(… my apartment…)라고 하기도 하지만, 내 유닛(my unit)이라고 하기도 한다. 영국사람과 얘기를 할때면 ‘아파트먼트’나 ‘유닛’이라는 말보다는 ‘플랫(Flat)’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쓴다. 그리고 ‘Apartment Building’이 아니고 Block of Flats라고 한다.

원래 단어의 의미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가 큰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일단은 조금 더 알아보자.

위 사진은 모두 아파트먼트다. 모두 일반적인 아파트먼트를 말하는 것이므로 미국사람에게 Flat이라고 해도 못알아듣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영국에서의 Flat은 다소 평범한 수준의 주거시설을 말하고 ‘Apartment’는 조금 더 고급의 주거시설을 말할때 사용한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Flat’이 더 고급스러운 력셔리아파트먼트를 지칭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캐나다에서는 우리가 아파트라고 부르는 것을 ‘콘도미니엄(condominium)’이라고 부른다. 아파트먼트라는 말이 안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정부가 공급하는 시니어나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아파트먼트 건물 등을 지칭하기 때문에 아파트먼트에 산다고 하면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에 사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콘도미니엄은 원래 토지를 공유하고 건물사용권의 지분을 가지고, 공동운영하는 소유형태의 건물을 지칭하는 것이므로 정확한 말이긴 하다. 한국에서 부르는 ‘콘도’는 영미권에서는 ‘Time-share’라고 부른다.)

조금 과장하자면, 쉽게 아파트를 구한다고 했을때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아파트를 보게 되고, 영국에서는 일반 평범한 아파트, 캐나다에서는 임대아파트를 보게 될수도 있다.

캐나다에서 콘도미니엄에 가서 2박3일 놀다 왔다고 하면… 무슨 소리인지 매우 궁금해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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